비비의 '밤양갱'은 내 감정 여러 곳을 찌르는 노래다. 슬프기도 하고 피식하면서 웃기도 하고 아련함도 느껴지는. 그리고 또 그게 묘하게 잘 어울러진다.
처음 이 곡을 들었을 때 귀를 사로잡았던 것은 어딘가 복고풍이 나는 듯한 멜로디, 그리고 장난치는 듯한 비비의 창법이었다. 그리고 계속되는 '달디단 밤양갱'이라는 요상한 노랫말.


'밤양갱'의 작곡과 작사는 가수 장기하가 맡았다고 한다. 장기하는 엉뚱하고 재치 있는 표현을 잘 쓰지만 이번만큼은 왠지 서정적인 느낌을 제법 첨가한 듯하다. 물론 장기하 특유의 재치도 놓치진 않았다.
가사만 펼쳐두고 보면 과거 이별의 순간을 떠올리는 한 사람의 넋두리로 보인다. 그런데 비비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밤양갱' 가사는 제법 신비로워진다.

내가 생각하던 가수 비비의 평소 이미지 때문일까? 놀이공원이 떠오르는 멜로디 때문일까?
비비는 슬픔보다는 장난기 어린, 혹은 어리광을 부리는 듯한, 심지어 자신의 마음을 모르고 떠나간 사람에게 핀잔을 주며 놀리듯 가사를 읊조린다.
노래 중반을 넘어가고 나서부터는 '달디달고 달디달고 달디단 밤양갱', '상다리가 부러지고 둘이서 먹다 하나가 쓰러져버려도'처럼 피식거리게 하는 가사도 등장한다. 이 부분 역시 기깔나게 살려 부른다.
비비가 말하는 밤양갱이 어떤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누구에게는 '밤양갱'이 관심, 자상함, 애정 표현, 자유, 평범함, 개성, 등 여러 가지로 해석될 수 있을 것 같다.
적어도 나는 비비에게 참 오묘한 밤양갱을 선물 받은 것 같다.
'음악'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켄드릭 라마 'Luther', 이게 진짜 사랑 노래일까? (0) | 2025.04.19 |
|---|